Growing

출산 이후 중국어 공부에 매진한 것은, 내가 중국어 배우는 것을 재미있어하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산후 후유증으로부터 빨리 탈피하기 위함이었다. 출산 후유증이 생각보다 꽤 깊어서 산후 두 달간 정말 힘들었기때문에 솔솔이가 2개월이 되었을 때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던 것. 엄마가 오전에 너무나 솔솔이를 잘 돌보아주었기에 나는 빠르게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복직해서 출근하면서부터 급격히 정신적/육체적 감가상각이 시작되었고, 오빠와의 사이에도 살짝 권태기 비슷한 게 왔다. 예전처럼 바라만 보아도 좋아요는 아닐지언정 트러블이라도 없어야 하는데, 오빠가 솔솔이 돌보는 방식이 마음에 안들 때도 있고 피곤에 지쳐서 늦잠자는 게 게을러보여서 울컥 짜증이 치밀때도 있어서 자꾸 오빠한테 한 소리를 하게 되더라.

그런데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나 스스로 많은 변화를 느껴서이다. 우습지만 오빠가 GRE 시험도 잘보고 (나는 잘봤다고 생각하는데 오빠는 만족을 못한다) SOP도 이미 다 써놓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로 이렇게 오빠한테 우호적으로 변한 것같다. 그리고 요새는 홍삼을 먹어서인지 ㅋㅋ 체력도 더 좋아진 것같고 (오히려 내가 비실비실..) 예전보다 잠자리에 일찍일찍 드는 것같아서 그것도 좋다. 다시 예전처럼 신혼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고, 솔솔이도 많이 커서 이제는 세 식구가 함께 있을 때 돌보아야한다는 의무감보다는 셋이서 같이 논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내년 봄부터는 솔솔이가 아장아장 걷게되고 주말에 유모차끌고 서울대공원 나들이가는 모습을 떠올리니 상상만으로도 흐믓해진다. 나는 너무 바쁘게 살아서 오빠 밥도 못챙겨주고 내조도 못해주지만 오빠가 늘 알아서 잘 챙겨먹고 다녀주니까 그 고마운 마음도 날이 갈수록 점점 커진다. 오빠도 그간 어울리지 않게 내게 성을 낸 적도 있지만, 비교적 나의 방황(?)기간을 잘 참아주고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었기때문에 내가 이렇게 그 고마움을 늦게라도 알게 된 것 아닐까 싶다. 확실히 성실한 모습, 뛰어난 모습, 뭔가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이 내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지나보다.

지금은 나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솔솔이를 생각하면 동생이 있는 게 좋겠지만, 그 이유 단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둘째를 낳아서 내게 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는 것같다.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는 우리 부모님의 다짐이 다시금 공감이 가는 요즘이다. 셋,넷씩 낳을 거 아니면 하나나 둘이나 별반 다를 것도 없을 것같고. 엄마한테 둘을 키워달라고는 더더욱 못하겠다. 그래서 일단 나의 출산계획은 마감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나의 계획들... 오빠가 미국가게되면 나도 휴직을 내고 1년 정도 가 있을 계획이다. 그 전에 아이도 잘 키우고 회사에서 나름대로 전문분야에 대한 경력을 쌓아야겠지만. 몇 년안에 넓고 좋은 집으로 이사갈 계획도 갖고 있다. 모든 게 순조롭게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항상 머리속이 이런 고민들로 뒤덮혀 있어서인지 요즘 자꾸 두통이 온다.

by jhoney | 2009/10/12 13:12 | J Diary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jhoney.egloos.com/tb/244737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9 at 2009/10/15 16:39
다 잘 될거임. 고민 있으면 언제든 나한테 상담해 ㅋㅋ.
Commented by jhoney at 2009/10/20 14:02
응.. 사실 우리 금요일에 육회에 소주마시면서 얘기했던 거 나 너무 좋았어 ㅜㅜ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